[STN스포츠=박재호 기자]
17년째 병역기피 논란을 받고 있는 유승준이 입을 열었다.
17일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날 유승준은 긴장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먼저 그는 지난 7월 자신이 LA 한국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고등법원으로 환송 판결이 된 부분에 대해서 설명했다.
유승준은 “그때 가족들이 다 같이 있었는데 너무 기뻐 울었다. 판결이 그렇게 나올 거라고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상황이다. 유승준은 “(여론의 변화를)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군대를 간다고 했다가 가지 않은 것에 대한 배신감, 허탈감, 실망감이 클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처음에 군대를 가겠다고 제 입으로 솔직히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그때 집앞에 아는 기자분이 오셔서 ‘너 이제 나이도 찼는데 군대 가야지’라고 하셨다. 이에 저도 ‘네 가게 되면 가야죠’라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했다. 그 뒤 헤어졌는데 바로 다음날 스포츠 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라는 기사가 나왔다. 다음 날 반박 보도를 했지만 분위기를 되돌리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좀 떠밀렸던 것 같다. 너무 어리고 잘하려는 마음이 있었다. 주위에서 박수를 쳐주는데 거기에 ‘다시 생각해 보겠다’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며 “(군대에)진짜 가려고 했다. 그 약속은 진심이었으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거다. 제가 시민권을 따기 위해 미리 준비를 다 해놓고 하는 그런 비열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유승준은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꾼 이유로 미국의 아버지와 목사님의 설득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아버지와 목사님은 ‘미국에 가족들이 있다’, ‘미국에서 살면 전 세계에서 연예인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자유롭지 않을까’라는 이유로 군대에 가려고 했던 유승준을 설득시켰다고. 하지만 결정은 내린 것은 자신이기에 책임을 회피하고 두 사람 뒤에 숨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F-4 비자’를 신청한 이유에 대해선 “제가 한국 땅을 못 밟는다. 관광 비자로도 불가능하다. ‘한국 땅 밟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라는 질문을 했을 때 변호사가 설명을 해줬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승준의 변호인은 “재외동포법에 의해 신청할 수 있는 비자는 F-4 비자가 유일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승준은 한국에 꼭 들어오려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을 가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닌가. ‘한국에 왜 오려고 하세요?’라고 물어보면 이유가 없다. 한국이 그립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이번 파기환송심 승소 후에도 입국이 제한된다면 다시 방안을 모색할거냐는 질문엔 “결과가 그렇게 다시 나온다면 이제 더 이상은 못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편 유승준이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이 20일 진행된다. 2002년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은 2015년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했다고 거부당했고 입국금지 조치가 부당하며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과 2심은 ‘병역기피 풍조 만연 우려’, ‘국군 장병의 사기 저하’ 등의 이유로 유승준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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