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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유럽레터] “스타 그 자체였죠” 프랑크푸르트의 사랑, ‘차붐’

[이형주의 유럽레터] “스타 그 자체였죠” 프랑크푸르트의 사랑, ‘차붐’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19.09.09 06:05
  • 수정 2019.09.0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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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컵 우승 후 동료들과 웃고 있는 차범근(상단 좌측부터 우측으로 다섯 번째)
UEFA 컵 우승 후 동료들과 웃고 있는 차범근(상단 좌측부터 우측으로 다섯 번째)

[STN스포츠(독일 프랑크푸르트)=이형주 특파원]

‘차붐’ 차범근(66)은 프랑크푸르트로부터 사랑 받았고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독일 서부에는 국가를 넘어 유럽의 교통, 경제, 산업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가 위치해 있다. 독일로만 봤을 때는 서부에 위치해 있지만, 유럽 전체를 봤을 때 중심부인 프랑크푸르크다. 그 곳에서 심장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프로이센 시절부터 전 유럽의 교통이 오가는 중심지로 자리했다. 동서독 분단 이후에는 서독의 핵심지로 기능했다. 통일 이후에는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유럽중앙은행이 위치하고, 더불어 주요 기업들이 입점하며 산업 중심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여러모로 독일을 넘어 유럽의 심장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도시다.

그 도시에서 사랑받았고, 사랑받는 중인 스타가 한국인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놀랍게도 이는 실화다. 스포츠 스타의 이름은 차범근. 독일인들로부터 차붐으로 통하는 그는 우리나라에서만큼이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다. 

차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가 세계 최고로 인정받던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활약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살아남은 셈. 늦은 나이에 분데스리가 생활을 시작한 점, 중간에 공군으로 군복무를 수행하며 경력이 아예 단절되지는 않았지만 축구에 전념할 수 없었던 점, 공격수,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윙백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낸 성적인 점, 인종차별 등 경기 외적인 요소와도 싸워야 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대단한 성과다.

차붐의 프로필 사진(최상단 중앙)
차붐의 프로필 사진(최상단 중앙)

차범근은 SV 다름슈타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엘 04 레버쿠젠까지 총 3개의 분데스리가 클럽에서 뛴 바 있다. 이 중에서 프랑크푸르트(4년)는 레버쿠젠(6년)보다 뛴 기간은 적지만 그의 분데스리가 경력의 하이라이트 같은 클럽이다. 

차범근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일약 스타로 도약한다. 특히 79/80시즌 전반기에는 독일 언론 <키커>가 선정하며,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선수 평가 기준 <키커 랑리스테>에서 윌드클래스(WK) 등급을 받기도 했다. 또한 해당 시즌 그는 프랑크푸르트가 1979/8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컵을 들어올리는 것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프랑크푸르트가 그를 사랑하는 것에는 이처럼 이유가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당시의 차범근을 스타로 발돋움 시켜줬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꽤 흐른 현재에도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이는 프랑크푸르트의 홈구장 커머즈뱅크 아레나에 위치한 박물관에서 알 수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박물관 카운터의 직원은 기자의 국적이 일본이냐고 물었다. 최근 하세베 마코토(35), 카마다 다이치(23) 등 일본 선수들이 활약하는 것을 알고 있는 그의 말 붙이기 방식이었으랴. 기자가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라고 답하자 직원은 순간 당황했으나 미소를 찾았다. 그리고 “우리 팀에는 차붐이 있었죠. 스타 그 자체였죠”라고 얘기했다.

인사치레일 수도 있는 직원의 말이 아니더라도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붐은 사랑받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는 자신들의 역사를 시대별로 끊어 관련 흔적들과 함께 전시하고 있었다. 그 중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는 차붐이 곳곳에 가득했다. 이 시기는 프랑크푸르트가 빛났던 시기 중 하나였음으로 차붐이 구단 자체를 빛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UEFA 컵 우승 당시 선수단에서 보이는 차붐의 미소는 그가 이 곳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알게 했다. 

빌리 브란츠 프란츠 역의 차범근
빌리 브란츠 프란츠 역의 차범근

이 뿐만이 아니다. 홈구장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져 있는 빌리 브란츠 프란츠 역에 차범근의 모습이 보인다. 지난 2013년 프랑크푸르트는 역대 Best11을 뽑았다. 프랑크푸르트는 해당 선수들을 해당 역 기둥에 포스터로 만들어 부착했다. 당연히 차붐도 제이 제이 오코차(46), 베른트 휠첸바인(73), 위르겐 그라보브스키(75) 등 쟁쟁한 스타들과 자리했다. 현재인 2019년에도 차붐은 프랑크푸르트 시민들과 호흡하고 있었다.

만리타국에 따로 떨어져 생활하는 것은 이 한국인 청년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차범근은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구단과 팬들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이로 인해 차범근은 도시가 사랑하는 스타가 됐고, 지금까지도 그 사랑을 받고 있다. 

동료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차범근
동료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차범근(하단 우측에서 2번째)

사진(독일 프랑크푸르트/커머즈 뱅크 아레나, 빌리 브란츠 프란츠 역)=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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