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세비야 FC와 RCD 에스파뇰이 아름다운 이유가 있다.
세비야는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지방 바르셀로나주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라운드 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세비야는 리그 첫 승을 거뒀고 에스파뇰은 리그 첫 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경기 내적으로도 훌륭한 경기였다. 다비드 가예고(47·에스파뇰)감독과 훌렌 로페테기(52·세비야) 감독 하에서 새롭게 출발한 양 팀은 지지 않고 맞섰다. 이에 빠른 공수전환이 이뤄졌고 팬들은 즐거워졌다. 다만 세르히오 레길론(22), 놀리토(32)를 앞세운 세비야의 화력이 더 강해 승부는 한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와는 별개로 이날 경기는 아름다웠다. 양 클럽이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는 따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세비야와 에스파뇰은 그들의 상징과도 같았던 선수를 심장마비로 잃었던 아픔이 있다. 세비야는 2007년 그들의 레프트백인 안토니오 푸에르타를 떠나 보냈다. 에스파뇰은 2009년 센터백 다니 하르케를 잃었다.
이번 2019년은 에스파뇰이 하르케를 잃은지 10주기가 되는 해다. 에스파뇰은 하르케를 추모하기 위해 생전 고인의 등번호였던 21분에 추모의 박수를 계획했다.
이 과정에서 에스파뇰 팬들은 고인이 된 세비야의 스타를 떠올렸다. 이에 양 팀 팬들이 뭉쳤다. 경기 중 전반 16분 먼저 세비야의 스타였던 푸에르타(생전 등번호 16번)를 위한 양 팀 팬들의 기립 박수가 나왔다.
이후 21분이 되자 또 한 번 기립 박수가 나왔다. 이번에는 하르케(생전 등번호 21번)를 위한 박수였다. 경기장에 있는 이가 세비야 팬인지, 에스파뇰 팬이지는 중요치 않았다. 모두 세상을 떠난 스타를 추모하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기립 박수 전후로 눈물을 훔치는 팬도 보였다. 양 팀 팬들은 예전 그들의 스타 뿐만 아니라 상대팀의 스타 역시 진심으로 추모했다. 축구가 가져올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였다.
사진=뉴시스/AP, 스페인 언론 <엘 데스마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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